2호선 을지로 입구역 하나은행 본점 1층 한켠에는 갤러리가 있습니다. 은행에서 갤러리가 있다니 좀 생소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에 이런 아트 공간이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현재 백남준 전시가 열리고 있어서 포스팅해봅니다.
하나은행 본점 1층 갤러리 백남준 전시
크리스마스 연말연시에 명동도 갈겸 을지로 입구역 1번 출구에 있는 하나은행 갤러리에 먼저 들렸습니다. 좋은 아트전시가 있다고 해서 반가운 마음으로 잠시 들렸습니다.
작품 '마음 沈'
들어가보니 비디로아트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백남준 아티스트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어요. 한눈에도 예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보았던 백남준 아티스트의 작품인 것을 알겠더라고요.
"그건 그렇고, 30세기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선생님 혹시 곧 다가올 21세기 말씀이십니까?"
"아니, 1000년후 30세기"
1000년후를 내다 본 아티스트의 기백이 느껴지는 글귀가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마음 심이란 주제로 붙어있는 조그만 비디오 화면이 보여요. 비디오 기계를 자세히 보면 마음 심(心)이라는 한자로 쓰여진 형태를 발견할 수 있어요. 한참동안 상영되는 영상들을 보았습니다. 제 눈에는 알쏭달쏭하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다는 뜻일까요?
그외에도 흑백의 판화점이 걸려있습니다. 백남준 아티스트의 행위예술 장면도 보이고요, 하양 자동차에 까만 들소머리가 나와있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거장의 숨결이 느껴지는 전시입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하나은행 본점 하나 갤러리에서 세심하게 준비한 전시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 주제 '마음 心'은 1992년 백남준 비디오 아티스트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제작한 설치 작품이란 설명이 있습니다. 11개의 6인지 텔레비전을 마음 심의 형태로 콜라주하여 한자 문화권이 공유하는 동양적 정서를 드러낸 작품이라고 합니다. 또한 동시에 시시각각 변하는 영상이 음악의 리듬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라고 해요.
작품 설명 끝에는 '마음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을 보여준다'는 구절이 있는데 이런 설명을 읽지 않아도 작품만 보고도 느껴질 수 있게 설치된 아트임을 바로 알겠더라고요.
백남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작가님은 1936년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등학교, 도쿄 대학교 미술학을 전공하고 이후 프랫대학교에서 미술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일본 뿐 아니라 독일 미국에서도 활동하였는데요,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여하고 그 이후로도 영향력있는 상을 수차례 수상하였습니다. 2006년에는 미국 타임지 선정 아시아의 영웅으로도 선정된 바 있는 분이에요.
지금도 그의 작품은 후대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그의 선구자적 혜안과 자유롭고 대범하면서도 익살스런 작품들이 너무 좋은데 이렇게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도 잠시나마 만날 수 있어 기쁜 하루였습니다. 혹시 전시가 궁금하신 분들은 잠시 들리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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