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은 1990년 만화 슬램덩크를 연재한 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며 농구 스포츠 만화의 열풍을 이끌었다. 나에게도 그랬는데 그 시절 방학이면 의례히 친구들과 내 방에는 만화 슬램덩크 한 두 권이 방바닥에 놓여있었고, 친구와 배를 깔고 과자를 먹으며 그렇게 만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더퍼스트 슬램덩크 영화 후기
CG 영화로 돌아온 이노우에 다케히코
그리고 드디어 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은 2023년 1월 한국에 CG 애니메이션 영화를 선보이며 다시 우리에게 돌아왔다. 그 소식을 들으니 내가 이렇게 한참 나이를 먹었는데도 슬램덩크가 갑자기 너무나 보고싶었다. 잊혔고 농구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나인데 말이다. 결국 더빙판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다. 강백호 서태웅 정대만 이런 이름 너무 오랜만이다..
주인공은 넘버원 가드 송태섭 그리고 북산고 5인방
다만 이번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빨간머리 주인공 강백호가 아니라 키 작은 넘버원 가드 송태섭이 주인공이다. 그가 코트에서 남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자신만의 사연을 갖고 뛴다. 관객은 그의 가족사가 담긴 스토리에 서서히 스며든다. 산왕전 경기 사이사이로 어린 시절 그의 모습과 아픈 가족사가 보인다. 경기를 숨죽이면서 보듯 그의 내면의 기억도 숨죽이게 보게 된다. 아 이런, 송태섭이 이런 사람이었구나.
영화는 그 옛날 종이를 넘기면서 봤던 만화속 캐릭터가 아니다. 살아숨쉬듯 걸어 나와 코트를 누빈다. 텅 텅~ 농구장에 공이 부딪히고, 타다닥 드리블하고 슛~하는 북산고 5인방의 열정과 숨소리가 하나하나 들려온다. 이건 애니메이션 영화라 하기엔 너무 살아있잖아.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북산고 5인방과 함께 한다. 농구천재 강백호가 리바운드를 할때, 서태웅이 몸싸움을 하면서 전진할 때, 송태섭이 드리블을 하면서 패스할 때, 채치수가 소리칠 때, 정대만이 긴 팔로 골대를 향해 슛할 때 나도 함께 한다. 그 들의 몸짓과 열정에 점점 빨려든다.
영화 속 캐릭터의 움직임과 성우들의 긴박감 넘치는 목소리, OST 그리고 치열함속에 고조되는 침묵, 영화는 오랜만에 우리에게 왔지만 관객과 하나되기에 충분했고, 가슴속에서 예전에 뜨거웠던 그 무엇인가를 다시 꺼내게 한다. 이건 스포츠 만화영화가 아니라 어쩌면 내 희미했던 청춘의 영화이다.
산왕전을 대하는 북산고 5인방에서 결국 지금껏 삶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나를 보았다. 나도 성장했고 그들도 성장했다. 둘다 서툴렀지만 그렇게 건강하게 살아있다. 모처럼 기분 좋은 영화였다. 잊힌 무언가를 다시 조우한 것 같다. 고맙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movie tv tal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바타 2 물의 길, 일산 CGV 아이맥스 3D 후기(쿠키 정보) (0) | 2023.01.15 |
---|---|
잠적 유승호 편,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0) | 2023.01.11 |
유미의 세포들 시즌 2, 인기웹툰 드라마 다시 보기 /결말 후기 (0) | 2022.12.26 |
동감 영화, 줄거리/ 결말 /명대사 /후기 (0) | 2022.12.22 |
그해 우리는, 첫사랑이 떠오르는 드라마 (0) | 2022.12.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