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울림을 주는 책이 있습니다. 그런 책은 위대한 내용을 담고 있거나 우리에게 주는 삶의 철학이 명쾌하고 값진 책일 텐데요, 오늘 소개하는 책도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스님의 에세이
법정 스님은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나셨습니다. 한국 전쟁의 비극을 경험하고 삶과 죽음에 대한 고뇌를 하다가 대학 재학중 진리의 길을 찾아 떠나셨습니다. 선학원에서 당대의 선승 효봉 스님을 만난 후, 그 자리에서 삭발하고 출가하셨다고 합니다.
서울 봉운사에서 불료 경전 번역일을 하셨고,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하셨다가 1975년 다시 수행의 자리로 돌아가 송광사 뒷산,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기 시작했습니다. 후에 불일암도 많이 알려져서 다시 산골 오두막 문명의 도구조차 없는 곳에서 홀로 사셨지요.
저는 책으로만 만나서 스님은 그냥 처음부터 스님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다시 읽으니 여러 삶의 고뇌 후 출가를 하셨네요. 이 책은 홀로 사시면서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소식지 '맑고 향기롭게'에 한 달에 한편 연재된 글을 모은 책입니다. 종속된 삶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자유인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는데요, 특히 강원도 산골 오두막의 17년 생활과 정신이 녹아든 책이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를 읽으며
10년도 훨씬 전에 이 책을 만나서 얼마나 기쁘고 황홀하게 읽었는지 몰라요. 번잡한 마음을 잡아주고 고요함으로 저를 이끌어주는 책. 낮이나 밤이나 이 책을 읽으면 저의 욕심에서 오는 번뇌가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법정 스님의 단단하고 깐깐한 (철없는 제가 보기엔) 그 철학을 올곳이 만나서 좋았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귓가에 산들바람이 스치고 멀리서 새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청명한 시냇물이 졸졸 제 발을 스치듯 개운하고 맑아지는 마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을 하늘 처럼 투명하고 한가로움과 고요로 차분해진 산중은 그 어느 때보다 산중답다. 숲은 안식과 치유의 장소
이 투명함과 한가로움과 고요가 안식과 치유의 기능을 한다.' 책 중에서..
법정 스님은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히 여기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믿는 것이라고요. 자신에게 일어난 일과 모든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삶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읽으면서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고, 내 삶의 부족한 부분을 탓하고, 거기서 오는 스스로의 못남에 속상해하던 저 자신을 만났습니다. 종종 우울해지곤 하는데 그것은 제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함에 오는 것이겠지요.
책을 읽으면 좋은 말씀도 많지만 산중 생활이 표현되어 재미있습니다. 맑고 경쾌해집니다. 심각한 일들처럼 여겨졌던게 그저 일어났구나 하고 좀 더 편안하게 인정하게 됩니다. 오늘 언제나 살아 숨 쉬는 저의 최고의 스승님이라 여기는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책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평안하세요.
'book art tal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아침식사 TODAY'S BREAKFAST/ 심플하고 예쁜 요리책 (0) | 2023.01.14 |
---|---|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의 편지글 (0) | 2023.01.13 |
라이프 카모메식당 그들의 따뜻한 식탁,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요리책 (0) | 2023.01.11 |
로맨스 영화를 읽다, 책 리뷰입니다. (0) | 2023.01.09 |
세상에서 가장 작은 미술관, 아름답게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은 책 (0) | 2023.01.01 |
댓글